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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의 역사와 그 지형도

  • H.Press
출판
4.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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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장

18,000스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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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소개

『지식의 역사와 그 지형도』는 21세기 인류 사회의 권력과 부를 창출할 것이라는 예측에 대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지식의 지형도를 종합적으로 그려보기 위해 기획된 책이다. 제1부에서는 지식의 역사와 입론, 제2부는 지식과 인간 사회, 제3부는 지식기반사회와 문화콘텐츠, 제4부는 동서양의 지식관 비교이며 이와 같은 4개의 대주제 하에 16개의 세부적인 주제를 참여 집필진의 전공 영역별로 나누어 담았다.

책 속으로

서문

많은 이들이 현대 사회를 일러 지식기반사회, 지식정보사회라 부른다. 디지털 중심의 사회적 환경변화 및 슈퍼 자본주의 시스템의 형성과 궤를 같이 하여, 지식은 오늘날 인간의 일상과 정치ㆍ문화ㆍ경제 영역 전반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정보를 축적하고 전달하는 기술들은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있으며, 이 기술의 수준과 소유 여부에 따라 권력의 지형도가 재구성되기도 한다. 지식과 정보의 가치를 판단하는 것은 현대인들에게 요구되는 가장 중요한 역량 중 하나가 되었으며, 산업화ㆍ상품화될 만한 가치가 있는 지식을 선별하고 활용하는 능력 역시 널리 주목받고 있다. 이러한 차원에서 지식이 21세기 인류 사회의 권력과 부를 창출할 것이라는 예측은 이미 현실화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다면 현대 사회에서 경쟁력을 가진 지식은 어떤 것인가? 그것이 과연 인류를 지식의 사적 소유로부터 해방시키는데 기여할 것인가 아니면 도리어 인류를 새로운 차원에서 억압하는 기제로 작동할 것인가? 현대 사회에서 지식이 갖는 의미는 도대체 무엇이고, 지식은 미래 인류의 삶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 것인가? 이러한 물음들에 대하여 명확한 대답을 내놓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이 물음들에 답하기 위해서는 우선 지식이란 무엇이며 어떻게 형성되고 또 어떠한 기능을 하는 것인지에 대한 설명이 마련되어 있어야 할 터인데, 이에 대해서조차도 우리는 모두가 합의할 수 있는 공통적인 대답을 제시하기 쉽지 않아 보이기 때문이다. 이미 우리는 다종다양한 영역들에서 형성된 지식들을 소유하고 있고, 그것들은 우리에게 각기 상반된 인상과 효과들을 가져다주곤 한다. 심지어 21세기에는 사회적 조건들이 급속도로 변화하고 있고, 그 과정에서 유용한 것으로 인정되는 지식의 내용 및 형태 역시도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다. 우리가 지식기반사회, 지식정보사회라 불리는 조건 하에서 살아가면서도, 지식과 관련된 기본적 물음들에 대해서조차 명확한 대답을 내놓기 힘든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지식이 인간의 고유한 정신 능력의 산물이라는 점을 고려해 볼 때, 그것은 모든 것에 대한 인간의 앎을 지칭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 특정한 영역에 따라서, 그리고 시대적, 문화적 환경에 따라서 지식의 정의와 조건은 달라진다. 예컨대 신화와 종교의 영역에서 논해질 수 있는 지식과 과학적 지식은 제각기 다른 방식으로 형성되며, 다른 방식으로 활용된다. 동양과 서양이라는 서로 다른 문화적 조건 속에서 성립된 지식 및 지식관은 서로 명백한 차이를 보이며, 고대와 현대의 지식 또한 추구하는 바가 동일할 리도 만무하다. 이런 점에서 지식의 정의와 유용성 및 가치에 대한 물음들은 즉각적으로 대답될 수 있는 성격의 것이 아니기 때문에 우선적으로 지식이 형성되어 온 역사를 면밀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이제 이러한 문제의식과 함께 인간이 지식을 최초로 형성했던 시기로 되돌아가보자. 인간의 정신이 특정 대상을 인식하는 작용 혹은 그 작용으로 인해 얻은 내용을 의미하는 지식의 형성이 언제부터 인간에게 가능했는지를 생각해 보기 위해서는 아마도 선사 시대로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할 것 같다. 지구상에서 살아남으려는 모든 인간의 활동의 출발점에서 지식이 형성되고 축적되었을 것이라 생각되기 때문이다. 인류에게 먹을 수 있는 것과 먹을 수 없는 것의 구분, 안전을 보장할 수 있는 거처의 조건, 위험스러운 포식자의 파악 등과 같은 지식은 추상적인 지식이 아니라 생존과 직결된 긴급하고 필수적인 지식이었다.
흥미롭게도 인간의 지적 능력은 경험을 통해 대상을 인식하고 구별하는 단계를 넘어서 주어진 자연을 변화시키고 인공적 대상들을 제작하는 것으로 진화한다. 거주가 불가능한 자연에 가옥을 세우고, 서로 연관성이 없는 자연물들의 조합을 통해 도구를 제작하는 인간은 생존을 넘어서 부의 축적을 위한 환경을 조성하기도 한다. 여기서 우리는 지식이 여타의 동물들에게서처럼 경험을 통해 본능을 강화하는 차원에 그치지 않고, 대상에 대한 이해를 통해 대상을 다루는 능력으로 전환하는 데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지식은 인간이 자신의 생존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촉발된 고유한 정신적 산물인 동시에 생존을 넘어서 자연의 지배자의 자리를 차지하게 된 결정적 요인이라 할 수 있는 것이다.
생존이라는 급박한 문제에서 어느 정도 자유로워진 인간에게 세계는 경탄 그 자체로 다가왔을 것이다. 일정한 규칙에 따라 운행되는 것으로 보이는 한 해의 절기들과 그에 따라 움트고 생장하여 결실을 맺는 자연의 순환 과정은 세계가 우연이 아닌 특정한 질서에 의해 움직인다는 사실의 방증이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인간은 이러한 세계의 질서를 파악하고 설명하려 했으며, 신화와 종교, 철학과 같은 학문 영역의 등장은 이러한 지적 욕망의 반영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지식이 그저 주어진 세계에 대한 특정한 이해와 설명만으로 받아들여져서는 곤란하다. 인간은 물질적인 차원에서 뿐만 아니라 추상적인 차원에서도 세계 및 환경을 재구성하고, 이를 통해 삶에서 추구해야 할 가치를 정당화해왔기 때문이다. 인간의 본성이 무엇인지, 세계의 질서와 인간은 어떠한 관계를 맺고 있는지에 대한 신화적, 종교적, 철학적 성찰은 이러한 정당화의 맥락과 맞닿아 있으며, 이제 인간은 문명의 개화와 함께 자연을 환경으로 조성한 것을 넘어서서 자신의 삶에 대한 지식을 형성하기 시작한다.
이러한 추상적 차원의 지식 형성과 함께 구체적인 삶을 영위하기 위한 노력들이 동시에 나타난다. 문명의 발전은 군집과 함께 시작되었다는 점을 생각해본다면, 인간이 자신이 속한 공동체에 대한 지식을 형성해온 것은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니다. 공동체의 유지는 생존과 번영의 근본 조건이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요구되는 것은 구성원들의 역할을 분담하고 그들의 이해관계를 조절하고 규제할만한 제도적 장치들의 발명이다. 그리고 이러한 제도적 장치들의 일괄적 작동을 보장할 수단 또한 필요하다. 말하자면 집단, 사회, 국가에 대한 지식은 효율적 관리와 유지를 위한 제도적 측면과 제도들의 정당성을 보증하고 작동시키기 위한 권력 관계의 측면에서 형성된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추상적이고 다소 이론적인 지식과 사회에 대한 구체적 지식은 서로 무관한 것이 아니다. 한 사회를 구성하는 제도와 권력에 대한 지식은 인간 자신에 대한 지식으로부터 정당성을 제공받으며, 사회적 삶은 새로운 이론적 지식을 형성하는 토대가 되기 때문이다. 예컨대 차등적인 신분질서를 유지하고 있었던 중세 사회의 권력구조와, 스스로가 자유롭고 평등하다고 믿는 시민 계급의 탄생 이후 형성된 근대 사회의 권력구조는 분명한 차이를 보이는데, 이 양자는 각기 신이 부여한 세계의 질서에 대한 신학적ㆍ철학적 지식과 계몽주의 및 자연권 사상 등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 다종다양한 지식들은 이렇게 시대적, 사회적 조건에 따라 서로 영향을 미치면서, 이전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지식을 탄생시키기도 한다.
상이한 영역의 지식들이 맺는 관계에 따라 새로운 지식이 형성된다는 사실은 우리를 다양한 방식의 지식 형성 과정에 대한 탐구로 이끈다. 서양에서는 일반적으로 언어를 통해 지식이 형성된다고 믿었으며, 언어 자체에 대한 성찰은 고대에서부터 이루어져 왔다. 그런데 역사의 이행에 따라 인류가 특정 대상에 접근하고 이해하는 방식은 지식의 영역에 따라 다를 수 있다는 통찰을 얻게 되었다. 이런 점에서 인간이 지식을 축적하고 교환하는 데 있어 불가피한 매개로 간주되었던 언어에 대한 반성은 물론, 추상적 대상에 대해 접근하기 위한 상징, 물리 세계에 대한 객관적인 지식을 추구하는 과학적 방법, 객관적 방법의 한계점에서 모색된 해석의 양식은 지식형성을 위한 방법을 반성하는 것이며, 달리 말해 ‘지식의 지식’을 형성하기 위한 인간의 노력이라 할 수 있다.
이상과 같은 지식의 영역들과 이들이 맺는 상호 관계, 방법에 대한 탐구는 역사라는 시간의 흐름을 통해서 여러 방식으로 이루어져 왔다. 더 나아가 지식을 형성해 온 인간의 노력이 역사적 조건 하에서 다양하게 표출되어 왔다는 점은 지식들이 형성하는 지형이 복잡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지식의 역사는 지식의 영역들이 분화되고 복잡다단한 지형도가 그려져 온 과정인 것이다.
지식이 그 무엇보다도 중시되는 지금, 지식의 정의와 가치, 유용성 등에 대한 고민은 이러한 복잡한 지형도에 대한 총체적 접근을 요구한다. 이는 무엇보다도 다음의 두 가지 시대적 조건과 긴밀히 결부되어 있다. 첫째, 지식의 저장과 축적은 더 이상 물질계가 아닌 기술적 매개의 발달과 함께 등장한 가상계의 법칙을 따른다. 컴퓨터를 통해 접속하고 연결되는 사이버 공간은 지식을 구성하고 교환하는 새로운 공간으로 등장했으며, ‘무한정’에 가깝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지식들이 시공간적 제약을 넘어서 실시간으로 유통되고 있다. 고대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은 53-54만 개의 두루마리 책을 소장하고 있었고, 당시 서구 문명의 모든 지식을 상징하였던 반면, 2013년 구글 북스가 보유한 디지털 서적이 3,000만권이라는 점은
이를 예증한다. 현대 사회는 기술의 발전을 통해 더 광범위한 지식을 실제적으로 공유하게 된 것이다.
둘째, 자본의 주도 아래 지식의 가치가 중요해지면서 지식의 영역 자체가 확대되었다는 점이다. 현대는 무엇보다 자본의 중요성이지배적인 트렌드라 할 수 있으며, 구체적인 상품만이 아니라 미디어를 통해 생산되는 문화적인 상품들의 가치가 어느 때보다 중시되고 있다. 이러한 경향과 함께 문화와 이를 선전하고 전파하고 유통하는 미디어에 대한 지식 형성이 중요한 과제로 제시되고 있다. 과거에는 지식의 대상으로 여겨지지 않았던 문화적 상품들, 유희와 쾌락을 제공하는 상품들의 생산과 소비를 탐구하는 ‘문화콘텐츠’와 같은 학문 분야가 탄생했다는 것은 이 시대가 요구하는 지식의 변화를 단적으로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이 책은 이상에서 제시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지식의 지형도를 종합적으로 그려보기 위해 기획된 것이며, 구성은 다음과 같다: 제1부: 지식의 역사와 입론, 제2부: 지식과 인간 사회, 제3부: 지식기반사회와 문화콘텐츠, 제4부: 동서양의 지식관 비교. 그리고 이와 같은 4개의 대주제 하에 16개의 세부적인 주제를 참여 집필진의 전공 영역별로 나누어 담았다.
제1부 지식의 역사와 입론 제1장에서는 플라톤의 철학과 그의 신화에 대한 언급들을 참조해 이성적인 것과 비이성적인 것 사이에서 지식이 어떠한 위치에 놓여 있는지를 검토한다. 제2장에서는 서구 철학 전통에서 주요 화두 중 하나였던 언어와 지식의 관계를 소쉬르의 랑그 개념을 중심으로 새롭게 해명하고 있다. 제3장은 상징이 인간의 지식 형성에 있어서 어떠한 역할을 하는지를 중점적으로 다룬다. ‘상징적 동물’로서의 인간이 어떠한 방식으로 자기 자신을 인식하는지의 문제가 주요 화두이다. 제4장에서는 서구에서 전통적으로 수학적 객관성을 가진 지식만을 타당한 지식으로 여겨온 점을 비판하면서 ‘이해’에 기초한 ‘해석학의 과학’으로서 지식과 학문에 대해 논한다. 그리고 마지막 제5장에서는 현대 과학의 등장과 기술 진보의 맥락 속에서 과학적 지식이 과연 확고한 지위를 가질 수 있는지에 대하여 의문을 제기하고, 실험과 이론을 통하여 지식이 형성되는 과정을 면밀히 추적한다.
제2부에서는 지식과 인간 사회의 문제를 다룬다. 제1장에서는 역사 지식의 문제에 입각하여 진리의 가변성, 탈주체성, 역사적 개체성의 문제를 검토한다. 여기서는 역사주의가 전통적인 지식관을 벗어나려 시도했지만 결국에는 지식의 상대적 주관성을 극복하지 못했음을 지적하고, 이를 넘어설 수 있는 대안을 모색한다. 제2장은 동서양에서 국가가 형성ㆍ발전되는 과정에서 지식이 어떠한 역할을 해 왔는지를 문명사적인 맥락에서 검토하고, 지식의 발전이 국가에 대하여 고유한 자율성을 가질 수 있는지를 살펴본다.
제3장은 경제 강국을 중심으로 재편되는 세계화가 지식의 단극화(monopolization), 획일화를 조장함을 지적하고, 지식이 경제적인 차원에 종속되는 현실을 로컬 인문지식이 갖는 의미를 통하여 비판한다. 제4장에서는 과연 지식이 이데올로기로부터 독립적일 수 있는지의 문제, 그리고 지식이 기존 생산조건을 재생산하는데 있어서 어떠한 역할을 하는지를 기존의 맑스주의와 루이 알튀세르의 이데올로기론을 중심으로 살펴본다.
제3부는 지식기반사회와 문화콘텐츠의 문제를 조명하는데 목표를 두고 있다. 제1장에서는 문화 개념의 역사에 대한 설명과 함께 문화와 지식 사이의 역학 관계를 해명한다. 제2장은 미디어의 역사와 미디어의 특성을 검토함으로써, 미디어와 인간, 정보와 지식 등의 관계가 어떻게 형성되고 규정되는지를 개괄적으로 설명한다. 그리고 제3장은 문화예술이 어떻게 지식의 범주에 포함될 수 있는지를 살펴보고, 문화예술적 지식이 시장과 공공 부문에서 어떻게 다루어지고 있는지를 공리주의적인 시각으로 검토한다. 제4장에서는 현대 사회에서 이야기가 지식과 어떠한 관계를 맺고 있는지를 살펴보고, 스토리두잉 및 게이미피케이션 등이 스토리텔링과 조우하여 어떠한 방식으로 새로운 지식들을 창출하고 있는지를 검토한다.
제4부는 동서양의 지식관을 다루고 있다. 제1장에서는 동양에서 전통적 지식이 ‘성인의 가르침’과 연관되어 다루어져 왔음을 밝히고, 이러한 지식은 어떠한 공공성을 가지고 있는지를 검토할 것이다. 여기서는 특히 전근대기 한국인이 추구한 공공적 지식이 주요 화두가 될 것이다. 제2장은 마이클 폴라니의 ‘신체적 암묵지’와 주자의 지행일치’ 개념을 비교하면서, 도덕 지식과 실천의 문제를 ‘몸’ 개념을 중심으로 해명한다. 마지막으로 제3장에서는 생태계
및 자연의 원리를 통하여 지식의 원형과 본질을 검토하며, 이 과정에서는 지식 생성 및 지식 진화 담론으로서의 지식생태학적 논의가 활용될 것이다.
현대는 그 어느 때보다 지식의 지형이 복잡해진 시대이며, 모든 지식들이 경계 없이 공유, 항유되고 있는 시대이다. 현대인에게 요구되는 것은 더 이상 많은 지식을 축적하는 데만 있지는 않다. 중요한 것은 사이버 공간에 축적된 지식을 활용하는 능력이다. 기억력보다는 창조적인 지식의 생성 및 활용 능력 자체가 중시되고 있는것이다. 말하자면 다양한 지식들에서 어떻게 새로운 지식을 재구성해낼 것인지가 관건이란 뜻이다. 지식기반사회의 등장과 함께 다시금 지식은 인간의 생존과 밀접한 연관을 맺게 되었다. 자본과 지식의 가치가 우선시되는 시대에 어떻게 경쟁에서 도태되지 않고 살아남을 것인가라는 구체적이고 개별적인 차원에서 말이다. 이러한 현실에서 지식의 현주소를 점검하고, 지식 형성의 역사와 지형도를 검토하는 것은 이 시대 지식인이라면 피해갈 수 없는 과제라 할 수 있다. 이 책은 이러한 문제의식을 공유한 학자들이 2015년 12월 18일~19일 양일간에 걸쳐 한국외국어대학교 철학문화연구소와 지식콘텐츠학부가 공동 주최한 학술대회에서 발표한 원고들을 모은 것이다. 자리를 빌어 흔쾌히 발표를 해주시고 옥고를 다듬어 주신 모든 저자분들께 깊이 감사드린다. 책이 출간되기까지 저자들과 연락을 취하며 원고의 형식을 통일시키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해준 정창조 조교, 전체 내용을 꼼꼼히 읽어가며 윤문에 참여해준 김윤재 박사에게도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이 책은 추후 2015년 출범한 지식콘텐츠학부의 교재로 사용될 것이지만,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다.
공자께서 ‘술이부작(述而不作)’, 즉 자신은 “기존에 없던 것을 새롭게 창조한 것이 아니라 이전 성인들의 업적을 서술한 것에 불과하다”고 했던가? 이 책은 면밀한 ‘述而’를 통하여, 새로운 ‘作’을 시도해 보고자 기획되었다. 그러나 그 기획이 성공했는지는 아직 의구심이 남는다. 述而? 부족하다. 作? 더 말할 것도 없다. 그러나 자기 성찰적 비판능력을 상실한 지식인들, 타자의 고통과 지식의 공공적 활용에 무감한 지식계, 권력과 자본의 이익에 맹목적으로 봉사하는 지식 생산자들이 스스로를 반성하는 데에 우리의 고민들이 조금이나마 기여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이 책을 세상에 내놓는다.

2016년 8월
저자를 대표하여 박치완

출판사 서평

이 책의 집필 배경
우리는 현대 지식기반사회를 살아가고 있다. 그런데 지식이 모든 산업과 활동의 근간이 되었고 그 중요성이 어느 때보다 강조되는 시대임에도 불구하고 정작 지식이 무엇인지 속 시원하게 말해주는 개론서는 찾아보기 어렵다. 왜 그럴까? 아마도 우리가 살아가는 다종다양한 국면들을 일괄하여 설명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물리 세계와 사회에 대한 지식은 형성 과정, 방법, 적용, 유포에 있어서도 다르다. 그렇다면 인간의 삶이 다양한 만큼의 다양한 지식이 있는 것이 아닐까? 최근 몇 년간 한국에서 줄기차게 시도되는 학제간 연구는 이러한 현실에 대한 방증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지식이 무엇인지 개론적으로 다룰 수 있는 연구는 불가능하단 말일까? 물론 전통적인 방식으로는 그렇다고 말하는 게 정직한 태도일 것이다. 그러나 섣불리 실망하지는 말자. 대신 각각의 분야들에서 형성되는 지식이 무엇인지 실증적으로 다루려는 노력이 바로 여기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지식’이란 한 단어로 표현되는 다양한 분야들의 고유한 지식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렇게 지식이 형성될 수밖에 없는 조건들은 무엇인지 밝히고자 했다. ‘지식’에 대한 흐릿한 정의보다는 ‘지식들’의 역사와 이들이 형성한 울퉁불퉁한 지형을 구체적으로 이해하는 방법을 제시하는 것이 바로 이 책의 목적이다.

지식들의 역사와 지형도를 그리기 위한 네 가지 물음
– 지식은 인류의 문명의 발달 과정과 어떤 연관을 맺고 있는가?
– 지식은 인간의 사회적 활동과 어떻게 맞닿아 있는가?
– 지식은 현대인의 삶을 잘 설명하는 대중 문화적 맥락에서 설명될 수 있는가?
– 지식은 우리의 정신적 뿌리라 할 수 있는 동양 사상적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는가?

이 책의 특징
1. 이 책은 입문 개론서의 형식으로 기술되었다. 또한 다양한 분야들에서 이해되는 지식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제시했기에 지식에 대한 상이한 입장들을 충실히 기술하고 있다. 따라서 오늘날 지식기반사회에 관심을 갖고 있는 대학생 및 일반인들이 지적 호기심을 충족하기에 부족하지 않을 것이다.
2. 이 책은 위 네 가지 물음에 따라 섹션별로 구성되어 있다. 지식에 대한 철학적 입장에서부터, 사회적 맥락, 현대 문화와의 관계, 동양 정신과의 연관까지 주제별로 쓰였기에 독자들의 관심사에 해당하는 부분들을 손쉽게 선별하여 읽어볼 수 있다.
3. 또한 이 책은 이론적 설명에서부터 문화적 사례들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을 통해 지식을 해명하고 있다. 우리에게 친근한 대중 문화적, 사회적 현상들이 어떻게 지식화되는지는 물론 정교한 이론들에 입각한 설명 역시 제공하기에 독자들의 지적 도전을 불러일으키기 충분하다.

목차

제1부 지식의 역사와 입론 ㆍ 19

제1장 신화와 지식 _ 임성철 ● 21

제2장 언어와 지식 _ 최용호 ● 49

제3장 상징과 지식 _ 신응철 ● 75

제4장 해석과 지식 _ 서동은 ● 101

제5장 과학과 지식 _ 김윤재 ● 131

 

제2부 지식과 인간 사회 ㆍ 163

제1장 역사와 지식 _ 송석랑 ● 165

제2장 국가와 지식 _ 권영우 ● 203

제3장 세계화와 지식 _ 박치완 ● 225

제4장 이데올로기와 지식 _ 정창조 ● 255

 

제3부 지식기반사회와 문화콘텐츠 ㆍ 285

제1장 문화와 지식 _ 양해림 ● 287

제2장 미디어와 지식 _ 김성수 ● 313

제3장 지식의 확산과 공리주의 _ 김기홍 ● 341

제4장 이야기산업과 지식 _ 김희경 ● 371

 

제4부 동서양의 지식관 비교 ㆍ 397

제1장 동아시아의 지식형태와 공공성 _ 조성환 ● 399

제2장 몸에 깃드는 지식 _ 홍성민 ● 427

제3장 생태의 지식과 지식의 생태 _ 유영초 ● 461

 

찾아보기 ㆍ 501

 

저자 소개 ㆍ519

저자 정보

  • 박치완

    • 국적 해당 정보가 없습니다.
    • 출생
    • 학력 프랑스 부르곤뉴대학교에서 베르그송의 방법론 연구로 박사 학위
    • 수상 해당 정보가 없습니다.
  • 신응철

    • 국적 해당 정보가 없습니다.
    • 출생
    • 학력 해당 정보가 없습니다.
    • 수상 해당 정보가 없습니다.
  • 김기홍

    • 국적 해당 정보가 없습니다.
    • 출생
    • 학력 해당 정보가 없습니다.
    • 수상 해당 정보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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