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소개
지난 수십 년간 우리 사회에서 교육과정은 구조적으로 정교하게 짜인 촘촘한 그물이나 잘 닦여진 ‘홈 파인 공간(striated spaces)’과 같은 것이었다. 이 그물은 개별 학습자나 환경 요인에 의해 흔들리지 않은 견고함을 지닌 것일수록, 방향이나 목적뿐 아니라 배움의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하는 세밀함을 갖출수록, 어떠한 개별 학습자에게도 비슷하게 적용할 수 있는 ‘일반성’을 갖춘 것일수록, 그래서 더 구조적이고 더 ‘객관적’일수록 우수한 것이었다. 그러나 구조적으로 촘촘한 이 그물은 지난 10년간 서서히 우리를 옥죄어 왔다. 이 그물은 우리를, 즉 어린이 그리고 어린이와 함께하는 수많은 어른의 삶과 배움을 특정한 모양으로 압박해 왔다. 그물이 정교하면 할수록, 길이 정교하게 홈 패여 있을수록 배움의 모범과 정해진 답, 객관에 대한 지향과 고정된 실재는 강력해졌다. 그러한 압박이 우리의 삶과 배움을 옥죄어와 종래에는 숨이 막힐 지경이 되었다. 우리에겐 홈 파여진 길을 따라가는 것을 벗어나 정해지지 않은 다른 길로 갈 수 있는 가능성이 필요했다. 우리의 교육과정이 고정된 커리큘럼(curriculum)이 아니라 되어가는 과정인 쿠레레(currere)가 될 가능성, 교육과정이 정해진 답을 찾는것이 아니라 다양한 사유가 역동하는 장 그 자체가 될 가능성이 있어야 했다. 그래서 Sellers와의 만남은 우리에게 유아교육과정이라는 촘촘한 그물, 세밀하게 홈 파인 공간에서 벗어나 숨통이 트이는 가능성이 되어 주었다
리뷰
상품평
아직 등록된 리뷰가 없습니다.
상품을 구매한 로그인 고객만 상품평을 남길 수 있습니다.